최동훈 감독의 새로운 도전
간단히 영화 정보를 소개하면 2022년 7월 20일에 개봉했고 액션, 판타지, SF 장르의 영화다. 12세 관람가에 러닝타임은 142분으로 조금 긴 편이다.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최동훈 감독은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까지 작품마다 흥행을 기록한 대단한 감독이다. '외계+인'은 '암살'이후 7년 만의 신작으로 1부와 2부가 동시에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제작비가 400억 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2부는 2023년 올해 중에 상영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워낙 호불호가 갈리고 예고편이나 포스터가 너무 화려하다 못해 난잡하고 유치하다는 부정적인 평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호응을 얻지 못하고 흥행 실패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도 많다. 과연 그럴까?
'외계+인 1부' 화려한 캐스팅
등장인물은 그야말로 요즘 대세인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차고 거침없는 성격의 이안 역은 김태리가 맡았는데 고려 시대 권총을 쏘며 일명 천둥 쏘는 처자라고 불리며 옛날 무협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액션을 보여준다. 김태리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갈고닦은 사격 솜씨를 여기서 선보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무륵 역을 맡은 류준열은 2015년 변요한과 함께 출연하여 아프리카 인기 BJ를 연기한 영화 '소셜 포비아'로 공식 데뷔하였다. 주연 조연 가리지 않고 여러 작품을 하였으나 무명에 가까웠고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 역으로 널리 얼굴을 알리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할 수 있다. 문도석 역의 소지섭은 외계인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실체가 없다 보니 상상력을 발휘하며 촬영을 해야 해 조금 어려움이 있었으나 감독님과 영상팀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촬영했다고 한다. 무려 1인 4역의 다채로운 역을 보여준 김우빈은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었으나 긴 투병 끝에 건강이 회복되고 출연한 첫 작품이 되었다. 흑설 역의 염정아와 청운 역의 조우진은 둘이 콤비가 되어 연기하였는데 그들의 코믹스러운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이 끊이질 않게 해 주었다. 이 외에도 자장 역의 김의성, 무륵의 부채 속에 사는 고양이 좌왕과 우왕 역에 신정근, 이시훈 그리고 가드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민개인 역의 이하늬 등이 출연하였다. 특히 썬더 역에 목소리만 출연한 배우가 있었는데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라는 드라마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나온 김대명 배우였다. 어딘지 로봇 같지 않고 어설프고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졌지만 계속 듣고 보니 또 어울리는 듯도 하였다.
지친 마음에 웃음과 재미 선사
오래전부터 외계인은 죄수를 수감하기에 가장 작고 안전한 곳이 인간의 뇌라고 판단하여 인간의 몸에 가두어 왔다. 2022년 현재에서 '가드'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고 탈옥한 외계인을 다시 잡아 봉인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지구에 살고 있다. 어느 날 서울 하늘에 우주선이 나타나고 형사 '문도석'은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그의 몸에 수감되어 있던 죄수가 탈옥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또 다른 과거 630년 전 고려에서는 얼치기 도사 '무륵'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 그리고 두 신선 '흑설'과 '청운', 가면 속의 '자장'까지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이 동시에 펼쳐지는 이야기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들이 많았으나 흥미로운 소재로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으로 충분히 호감도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졸았다는 한 지인의 평을 듣고 그동안 영화 보기를 망설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되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영화가 항상 극적이고 엄청 감동적이고 가슴에 팍 느껴지는 무엇인가가 있어야만 훌륭한 영화라고 할까? 비록 극장가에서는 흥행을 얻지 못했지만 넷플릭스로 공개되면서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어떤 장면은 유치하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웃기기도 하다. 여러 장면들이 다양하고 화려해 지루할 틈이 없는데 이런 영화를 나쁘게만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긴 코로나로 지치고 힘들었던 시기에 이렇게 한 번쯤은 심각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가끔 코웃음이 나올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 현재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진심으로 2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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